개발 블로그를 5년간 운영하며

2016년 9월에 첫 글을 기재하였으니, 어느덧 이 블로그를 운영한지도 거의 5년이라는 시간이 다되간다. (이 블로그로 옮기기 전, Tistory 에 최초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사실 이미 5년은 넘었다.)

안수찬 강사님의 개발 블로그를 보고 감명받아 처음 개발 블로그를 시작했고, 하나 둘 글을 올리다보니 현재 총 60개정도의 글이 블로그에 올라가있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후로는, 회사 업무로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또 연차가 올라감에 따라 조금더 깊이있는 글을 써야된다는 스스로의 압박감(?)으로 최근에는 글을 잘 못 쓰고 있다. 아니 사실 다 변명이고, 안 쓰고 있다로 보는게 맞는 것 같다. 최근 1년동안 쓴 글이 10개도 채 안되는것 같다.(반성)

5주년을 맞아 그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며 느낀 여러가지 생각과 느낀점들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만의 개발 블로그 작성 원칙

글을 하나둘씩 쓰다보니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나만의 개발 블로그 글 작성 원칙이 생겼던 것 같다.

  • 어떤 주제로 글을 쓰려할 때 그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미 작성한 글이 있고, 더 추가되는 내용이 없거나 그것보다 더 잘 작성할 자신이 없다면 쓰지 않는다.
  • 개념 설명만 주구장창 하지 않는다. 실제 동작을 확인할 수 있는 실습 예제를 함께 넣는다.
  • 텍스트만 많으면 지루해보이고 안 읽고 싶어진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나 코드를 최대한 중간중간 함께 넣는다.

최근에는 이 나만의 원칙들을 대부분 따라서 계속 글을 쓰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원칙들이 하나둘 모여 결국 내 개발 블로그의 identity를 형성해주기 때문에, 이렇게 나만의 원칙을 만들어보는것도 좋은 것 같다.


개발 블로그의 장점

사실 개발 블로그를 쓰면 좋은점이 많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직접 5년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내가 느꼈던 블로그의 장점들을 주관적으로 써내려보았다.

블로그 작성을 위한 공부

이는 내가 개발 블로그을 시작한 최초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블로그는 내 개발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다. 대충 알고 있던 내용들도 막상 글로 정리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하려다보니, 더욱 꼼꼼하게 알아보게 되었고 글을 쓰다보니 혼란했던 개념들이 머리속으로 잘 정리되었다.

예전에는 주로 내가 공부한 내용들을 어딘가에 정리하고싶었고, 그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었다. 하지만 요즘은 반대로 아예 내가 공부하고 싶은 주제를 미리 정한 다음, 그 주제로 글부터 써내려가면서 공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것 같다. (블로그 driven 개발 공부?)

나만의 Stack Overflow

사실 나는 이 블로그의 작성자이기도 하지만, 또한 가장 우수 고객이 아닐까 싶다. 내가 해결했던 문제들을 다시 만났을 때, 그 당시 어떻게 해결했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때 내가 정리해놓은 글이 있다면, 그때 내가 실행했었던 커맨드나 작성했던 코드들을 쉽게 가져와서 재사용할 수 있다. 블로그는 때로는 나만의 Stack Overflow다.

글쓰기 능력

사실 현업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개발자가 단순히 코딩만 하는게 아니라, "문서화"에 들이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나 또한 업무를 하며 문서화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인데, 개발자에게 있어 이 문서화도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조리있게 작성하여 주변 개발자들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바를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이러한 능력이 나도 모르게 많이 키워졌던 것 같다. 특히 항상 블로그 글을 쓰기전에 글의 구조를 먼저 정해놓고, 세부적인 내용을 채우는 습관들은 현업에서 문서화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댓글

블로그 글에 댓글이 가능해지는 순간, 독자와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기는 것이다.

대부분의 댓글들은 글이 도움이 되었다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주시는 내용이고,

그 외에 글과 관련된 질문이나 피드백들도 많이 달아주신다.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감사함을 표현해주시는 댓글을 볼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듯 하다. 내가 이 맛으로 블로그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한 댓글이 없었다면, 내가 과연 여태까지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었을까 싶다.

또한 댓글로 질문이나 지적을 해주시면,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덕분에 글의 잘못된 내용을 수정할 수 있었다. 댓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도 이러한 작성자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내가 인상깊게 본 블로그는 감사한 마음을 댓글로 최대한 남길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때 댓글을 달 수 없는 글이라면,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혹시 아직 본인의 블로그에 댓글 시스템을 달아 놓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달아볼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많이 쓰이는 댓글 플러그인은 Disqus, Facebook 정도가 아닐까 싶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가장 인상깊었던 댓글은,

이 댓글을 본 후, 매달 내고 있는 서버 비용을 아까워하지말고 평생 블로그를 운영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던 것 같다.

광고 수익

블로그로도 돈을 벌 수 있다. 바로 블로그의 유일한 수입원이라 볼 수 있는 "광고" 덕분이다.

블로그를 시작한 시간에 비해 나는 비교적 광고를 늦게 달긴했지만, 최근에 드디어 Google Adsense 광고비 지급 가능금액을 달성하였다. (!)

그동안 내가 여태까지 낸 서버 비용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고 앞으로도 매달 계속 적자일테지만, 수익이 생긴다는것 자체가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싶다. 만약 개발 블로그 광고 수익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분이라면, 이미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슈퍼 개발자이지 않을까...

트래픽

개발 블로그도 결국 하나의 웹 서비스이다. 블로그에 글이 늘어나고,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트래픽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내가 만든 웹 서비스의 트래픽이 늘어난다는건 개발자에게는 누구나 즐거운 일이 아닐까 싶다.

Google Search Console 을 이용하면, 단순 검색 트래픽 뿐만 아니라 어떤 글이 인기가 많은지, 어떤 검색어로 유입이 됬는지 등 다양한 통계들을 확인할 수 있다.

git에서 push한 commit을 되돌리는 을 예전에 하나 작성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글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흥미로웠다. 그만큼 git에 잘못 push해서 되돌리고 싶어하는 분들의 절박한 마음(?)들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통계들을 확인해보는 것도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재미지 않을까 싶다.

자기 PR(Public Relation)

개발 블로그는 개발자에게 있어, 본인을 잘 알릴 수 있는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GitHub 이나 LinkedIn 처럼, 개발 블로그 역시 개발자 스스로의 identity를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나는 내가 블로그에 작성했던 글들을 통해 우연히 좋은 기회들을 많이 얻었다. 예를 들어, 개발자로서 취업을 준비했던 경험을 공유했던 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패스트캠퍼스 관계자 분께서 그 글을 보시고 먼저 연락을 해주셨다.

그리고 이후에 패스트캠퍼스 School 페이스북 에 글이 공유가 되면서, 덕분에 글의 조회수가 꽤 올라갔었던 기억이 난다. (현재도 가장 댓글을 많이 받은 글 중 하나이다.)

또 사내 오픈 소스인 Armeria를 공부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리해서 올린 글들이 있었는데, 우연히 사내 오픈 소스 개발팀에서 제 글을 보시고 사내 블로그에 올려보는게 어떻냐고 제안해주셨다. 나 또한 너무 영광이었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고, 덕분에 사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영예를 얻을 수 있었다.

실력에 비해 본인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은둔형 개발자(?)들도 꽤 많이 존재하는 듯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이름을 알리는게 커리어 면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이런 저같은 부류의 개발자 분들께 개발 블로그를 적극 추천드리고 싶다 :)


글을 마치며

사실 이렇게까지 글을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생각나는 개발 블로그의 장점을 하나둘씩 추가하다보니 어느새 글이 꽤 길어진 것 같다. 또 이렇게 장점들을 하나씩 나열하다보니, 블로그를 앞으로도 계속 운영해야겠다는 마음이 더욱더 불타오른다.

혹시나 아직 개발 블로그를 시작할지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글이 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